지옥 넷플릭스 드라마 리뷰

넷플릭스 컨텐츠 리뷰 | 지옥

웹툰 원작의 드라마 지옥
나오자 마자 정주행을 하고 이제서야 쓰는 리뷰

---

최근 OTT 에서 제작한 드라마들을 보는 것이 하나의 낙이다. 
디스토피아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지옥도 꽤나 관심있게 보게 되었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라고 한다. 
호불호가 꽤나 심한 것 같지만 일단 나는 "호"!

 

천사가 나타나 인간에게 몇 날 몇시에 지옥에 가게된다고 고지를 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난다. 고지를 받은 사람은 예언된 시간에 지옥의 사자 3명(?) 이 나타나 심판을 받게 된다.
심판을 받은 자는 지옥의 사자 3명(?)에게 불태워 죽게 된다.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 마주한 사람들은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건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 "새진리회" 라는 종교단체가 나타난다. 사람들의 공포심을 이용하여 이 사건을 예견하는 정진수 의장이 이끄는 사이비종교 "새진리회"에서는 권련을 휘두르고, 사람들은 선동한다.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무기력해진 인간들의 공포와, 이기심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세력들과 맞서려는 세력들의 다툼, 진리가 무엇인지, 사회의 변화를 드러냈다.

---

이 드라마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전에 <방법> 이라는 드라마를 제작했었는데, 방법 역시 무속인을 주제로 풀어나가는 스토리여서 굉장히 짜임새 있는 내가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흥미롭게 보았었다.

지옥 역시 "고지"와 "시연" 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렇게 변화한 것 처럼, 고지를 받고 시연을 하는 재해와 같은 상황이 들이닥치면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전개해주었다. 

독특한 소재라 너무난도 관심이 가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어느날 하루 아침에 "고지" 를 받으면 남은 시간동안 나는 무엇을 할까. 이 드라마에서 온갖 인간군상을 보여주는데, 그 중 나는 어떤 인간군상에 속할까 고민해보게 되는 드라마이다. 

과연 나는 어떤 포지션을 취할까.
만약 내가 고지를 받는다면?
시한부 인생처럼 죽을 날짜를 알고, 살아가는 인생은 어떨까.

지옥의 사자가 진짜 지옥에서 온건지, 고지를 하는 천사는 진짜 천사인건지, 왜 천국에 가는 사람은 없는건지 온통 물음표로 드라마를 보게 된다. 

3화까지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모습, 그리고 그 틈을 이용해 종교적으로 선동하고, 자극적인 컨텐츠를 이용하는 인터넷 방송 BJ 의 출연 등 약간은 역겹지만 한국 사회에서 정말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4화부터 너무나도 재미가 있었는데, 이 재해를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 새진리회라는 사이비 종교가 생겨났는데 지옥에 가는 사람들은 다들 "죄"를 지은 사람이다라는 교리 하에 시연을 보여주어, 고지를 받은 사람들이 스스로 본인의 죄를 전국민에게 시인하면서 돌을 맞도록 유도했었다. 죄를 시인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조용히 시연을 당할 수 있도록 처리를 해주는 새진리회에 맞서는 "소도"라는 업체도 생겨났다.

하지만 갓 태어난 아기가 고지를 받으며 상황은 180도 바뀐다. "새진리회"의 교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가 어떠한 죄가 있어서 고지를 받아야하며, 지옥으로 가야하는지 전혀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 시점부터 급 재미있어지고, 전개가 리드미컬해진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고지를 받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엄마 아빠가 아이를 꼬옥 안고 지옥의 사자들에게 둘러 쌓였는데 고지를 받은 아이는 살아남고, 부모가 대신 지옥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

시즌 2에서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지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 

마지막에 곶를 받아, 시연을 당한 박정자가 다시 되살아나는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시즌 2에서 자세하게 풀어줄 것 같다.

---

이유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 설명할 수 없는 일들
고지를 받고 시연을 당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공포심을 이용하여 권력을 얻는 단체들, 그리고 그 단체의 통제권을 잃어가는 모습
분위기에 편승하거나 휩쓸리는 인간군상들의 모습
"화살촉"과 같은 커뮤니티가 나타나, 이 틈을 타 더욱 악랄하게 죄를 짓는 커뮤니티원들의 행동들

여러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드라마이다.